뉴질랜드 로토루아 아그로돔 여행기. 양 쇼, 농장 투어, 동물 먹이주기, 한국어 통역사의 유머, 그리고 첫째의 소 젖짜기 체험까지 담은 가족 여행 후기.
물론 오늘도 비가 왔습니다 😊
이제 비는 우리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너무 동정하지는 말아주세요. 그래도 저희 행복했어요.
뉴질랜드에서 양이 주인공이 되는 곳
뉴질랜드에 가면 “사람보다 양이 많다”는 말을 흔히 듣습니다. 그런데 이 농담이 진짜 무대 위에서 현실이 되는 곳이 바로 로토루아의 **아그로돔(Agrodome)**입니다. 여기서는 양이 단순히 초원에서 풀을 뜯는 존재가 아니라, 조명과 박수를 받는 ‘스타’가 됩니다.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 양들의 콘서트 투어 현장에 온 듯한 기분이 들죠.
저 앞에 텅빈 무대가 보이시나요?
바로 저기가 양들의 콘서트 현장이 되는거죠.
아그로돔의 하이라이트: 양 쇼(Sheep Show)
무대에는 무려 19종의 양이 차례차례 등장합니다.
“이건 메리노 양, 저건 롬니 양” 하며 소개되는데, 그 자체가 농장판 패션쇼 같습니다.
아래 사진!!
바로 The 메리노 나오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양털 깎기 시연은 공연의 클라이맥스입니다. 전문가의 손길에 따라 양 한 마리가 순식간에 여름 맞이 헤어스타일로 변신하는데, 객석에서는 탄성이 터집니다. 여기에 양몰이 개 시연까지 더해지면 공연장은 스포츠 경기처럼 활기를 띱니다.
한국어 통역사의 유쾌한 한마디
전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을 위해서 각 자리에는 헤드셋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을 위해 한국어 통역분이 계신데요. 2년이 지났지만.. 공부와 취미가 없으셔서 일찍 뉴질랜드로 건너오셨더라구요.
그래도 이 통역분이 정말 유쾌, 활발하게 설명 정말 잘해주십니다. 헤드셋 듣다보면 개그맨 뺨 치는 수준이에요.
- 메리노 양을 소개하며:
“얘는요, 양털이 너무 좋아서 스웨터로 만들면 바로 백화점 진열감이에요!” - 양털 깎기 장면에서는:
“오늘은 갑자기 민머리가 됐지만, 내년이면 다시 파마머리 됩니다~”
이런 멘트 덕분에 공연은 단순한 설명회가 아니라,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는 버라이어티 쇼가 됩니다. 양이 주인공인 건 맞지만, 순간순간 통역사분이 무대의 히든 히어로처럼 느껴졌습니다.
드디어 다 모였습니다.
세상에 양이 이렇게 종류가 많다니!!
양털 이불은 다 같은 건줄 알았던 제가 좀 부끄러워지네요.
특별한 순간: 첫째의 젖짜기 도전
아그로돔의 체험 코너 중 하나는 바로 소 젖짜기 체험입니다. 관객 중 몇 명이 자원해 무대에 올라 직접 도전하는데,
아버지로써 해줄게 별로 없어, 딸에게 펌프질을 좀 했습니다.
그리고 나선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고는 정신을 차린 순간 뭐 있습니까?
아래 처럼 무대에 나가있게 되는 순간이동의 마법!
무대 양들이 옆에서 지켜보는 모습이 꼭 심사위원단 같지 않나요?
긴장된 표정으로 소 옆에 앉은 첫째는 조심스럽게 손을 움직였고, 결국 젖을 짜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관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자 얼굴은 빨개졌지만, 그 순간만큼은 무대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이 장면은 단순한 관광 이상의 경험이었습니다. 아이가 용기를 내고, 또 성공한 순간이 그대로 추억으로 새겨졌으니까요. 아그로돔은 단순히 구경하는 곳이 아니라, 누구나 무대 위에서 직접 ‘배우’가 될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좀 있으면 양떼를 모는 개가 나오는데 정말 똑똑해요.
우리 똘똘이 강아지 입니다. 이제 중년 다 되었겠네요.
무대에서 모든 쇼가 끝나면 양들과 사진을 찍고 교감할 시간이 있습니다.
너무 초조해하지 마시고 기다려주세요.
사람이 양 구경하러 온건지,
양이 소 젖 짜는 사람을 구경하러 온건지는
아직도 좀 헷갈립니다.
농장 투어와 동물 교감
공연이 끝나면 트랙터 투어가 기다립니다. 알파카, 사슴, 염소, 젖소까지 다양한 동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직접 먹이를 줄 수 있죠.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 폭발인 건 먹이주기 체험입니다. 손바닥 위에 사료를 올리면 알파카가 무심하게 받아 먹는데, 그 순간 아이들은 깔깔대고,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미소를 짓습니다.
트랙터가 지나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난리도 아닙니다. 경찰차 수십대가 쫓아오는거마냥 알파카들이 질주를 하네요.
여행 팁과 관람 포인트
- 공연 시간: 하루 두 번(오전·오후) 진행되니 시간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 좌석 선택: 앞자리는 현장감이 최고지만, 양털 가루가 날릴 수 있어 알레르기 있다면 중간석 추천.
- 가족 여행: 어린이에게는 먹이주기와 젖짜기 체험이 최고의 추억이 됩니다.
개인적인 후기
처음엔 “양 쇼라니, 이게 뭐가 재미있을까?” 반신반의하며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공연을 보는 동안 어느새 저도 열심히 사진을 찍고 박수를 치고 있더군요. 양들이 무대에서 주인공이 되는 걸 보며, 이상하게도 뿌듯했습니다.
게다가 통역사의 센스 있는 멘트, 첫째의 소 젖짜기 도전까지 겹치니, 아그로돔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우리 가족만의 한 편의 추억극장이 되었습니다. 뉴질랜드가 왜 양의 나라라 불리는지, 가장 재미있게 보여주는 곳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기억에 많이 남아요. 로토루아 까지 기왕 가셨으면 꼭 다녀오세요.
날씨가 좋았으면 훨씬 더 빠졌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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