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 왜 더 교묘해졌을까? 오픈뱅킹 안심차단서비스로 막는 방법

얼마 전 제 휴대폰으로 낯선 번호가 걸려왔습니다.
보이스피싱 전화는 보통 말투가 어색해서 금방 알아차리곤 했는데, 이번에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예상하고있던 조선족의 어눌한 말투가 아니더라구요. 아나운서 학원이라도 다니셨는지 발음은 또렷했고, 말하는 속도도 기계처럼 안정적이어서 잠시 긴장감이 스쳤습니다.
그 짧은 통화가 끝나고 나서 든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이제는 정말 더 조심해야 할 때다.”
이 경험이 오픈뱅킹 보안에 대해 다시 깊게 들여다보게 만든 출발점이었습니다.
💳 오픈뱅킹, 편리하지만 ‘노출 영역’을 넓히는 기술
오픈뱅킹은 여러 금융회사의 계좌를 한 앱에서 조회·이체하게 해 주며 금융생활의 편리함을 크게 높인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편리함은 늘 그렇듯, 공격자가 활용할 수 있는 통로도 함께 넓어집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도용한 개인정보로 비대면 계좌를 만들고, 그 계좌를 오픈뱅킹에 등록한 뒤 피해자의 잔액을 빠르게 회수하는 방식으로 수법을 고도화했습니다.
심지어 피해자가 오픈뱅킹을 사용하지 않았어도 ‘등록된 것처럼’ 상황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생기죠.
즉, 사용자가 열어둔 문틈 사이로 범죄 조직이 기어들어오는 구조가 됐습니다.
🧱 정부의 3단계 보호막: 마지막 조각이 맞춰지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여러 단계에 걸쳐 안전장치를 마련해 왔습니다.
- 여신거래 차단
- 비대면 계좌개설 차단
그리고 마지막 3단계 퍼즐이 바로 오픈뱅킹 안심차단서비스입니다.
핵심 원리는 간단합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금융회사의 계좌는 오픈뱅킹과 연결되지 않도록 잠가둘게요.”
즉, 방어의 주체를 소비자 스스로 선택하도록 한 구조입니다.
⚙️ 오픈뱅킹 안심차단서비스의 작동 방식
🔒 1) 신규 등록을 막는다
차단을 설정하면, 선택한 금융회사의 계좌는 앞으로 오픈뱅킹에 새로 등록할 수 없습니다.
🚫 2) 이미 등록된 계좌도 즉시 잠긴다
기존에 연결된 계좌가 있더라도, 오픈뱅킹을 통한 조회·출금 기능이 즉시 중단됩니다.
즉, ‘통로 자체를 닫아버리는’ 방식입니다.
🧍♂️ 3) 해제는 반드시 대면
차단을 풀고 싶다면 영업점에 방문해야 합니다.
비대면으로 풀 수 없도록 막아 두어 범죄자가 악용하지 못하게 설계된 구조입니다.
다소 번거롭지만 보안 강도는 가장 확실합니다.
📉 최근 5년간 보이스피싱 범죄 흐름: 줄어드는 듯하지만 더 위험해진 이유
보이스피싱 범죄는 최근 5년간 ‘발생 건수’만 보면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피해 규모는 반대로 커지는 독특한 패턴을 보입니다.
📊 연도별 범죄 건수
- 2021년: 약 29,909건
- 2022년: 약 28,644건
- 2023년: 약 21,401건
- 2024년: 약 18,791건
- 2025년 상반기: 약 15,559건
겉으로 보면 확실히 줄어들고 있는 흐름입니다.
💸 하지만 피해액은 계속 증가
- 2021년: 약 1,682억 원
- 2024년: 약 3,801억 원
- 2025년 상반기: 약 3,407억 원
건수는 절반 가까이 줄어도, 피해액은 오히려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습니다.
즉, 범죄의 질과 파급력이 훨씬 더 정교해진 상황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추세를 보면, 오픈뱅킹 차단 같은 사전 방어 조치가 왜 필요해졌는지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 차단 전 알아두어야 할 점
오픈뱅킹을 차단하면 그 기반으로 돌아가는 서비스도 함께 멈추게 됩니다.
예를 들어:
- 오픈뱅킹 기반 간편결제
- 지역사랑상품권·지역페이
- 일부 간편송금 기능
따라서 가입 전, 본인이 평소 어떤 금융 기능을 사용하는지 반드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안전과 편리함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찾는 작업이죠.
🧾 금융 용어 쉽게 풀어보기
- 오픈뱅킹
여러 금융회사 계좌를 하나의 앱에서 관리할 수 있게 만든 시스템. - 안심차단서비스
특정 금융회사의 계좌가 오픈뱅킹에 연결되지 않도록 미리 차단해 두는 기능. - 비대면 계좌개설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로 계좌를 개설하는 방식. - 여신거래
은행이 신용을 제공하는 거래(대출·카드 등). -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금융기관·수사기관 직원을 흉내 내 피해자를 속이는 사기 방식.
🧩 더 많은 차단, 더 큰 불편… 그래도 필요한 이유
보이스피싱은 더 이상 어설픈 사기 전화가 아니라, 상담원 톤과 억양까지 정교하게 복제한 ‘기술 기반 범죄’로 진화했습니다.
오픈뱅킹 안심차단서비스는 이런 흐름 속에서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방어막입니다.
다만 아쉬움도 분명 있습니다.
금융보안 조치가 늘어날수록 사용자 입장에서는 차단·인증·예방 절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편리함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오픈뱅킹도, 계좌개설도, 카드도, 인증도 모두 ‘안전’이라는 이름 아래 문턱이 높아졌죠.
이런 풍경은 다른 여러 제도에서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안전을 강화하면 편리함은 줄어든다”**는 공식이 너무 자연스럽게 체험될 정도입니다.
조금 안타깝지만, 현재의 보이스피싱 규모와 방식만 보면
이런 조치들이 결국은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방어선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내 계좌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내가 원치 않는 연결은 스스로 끊어두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